


岡澤慶秀라는 타입디자이너를 처음 만난 것은 2019년 1월이었다. 한국에서 일본어 타입디자인 워크숍을 위해 모셨고 어떻게 진행할지 함게 상의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일주일을 밀도있게 보냈다. 이후에도 인연이 닿아 함께 일하며 참 많은 것을 배웠다.
먼저 다가와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어떤 질문도 성실하게 답변해주었다. 스스로 배우게 하는 부드럽지만 강인한 디자이너였다. 그에게 보낸 작은 선물, 한글 도장(장서인).
글자를 업으로 삼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참 귀중한 일이다. 일단 정말 적다. 그러니 글자를 그리는 사람이 쓴 글은 더욱 귀중하다. 오카자와는 적은 글, 하는 말, 그린 글자가 한결같은 사람이다. 그는 자유공방 막내 시절, 창립자이자 선베 디자이너인 스즈키 츠토무를 기리는 추모책에 짧은 글을 실었다. 제목은 "성실할 것"(誠実であること). '성실'같은 낱말은 한자로 써야 뜻이 와닿는다. 참 당연한 말인데 낯설게 느끼며 가슴에 꽂힐 때가 있다. 그는 나에게 '성실'을 재정의한 분이다.
『鈴木勉の本』 字游工房 (스즈키 츠토무의 책, 자유공방, 1999년 3월 31일 발행). 비매품으로 소량만 찍었다. 구하려면 헌책방을 뒤져야 한다. 표지 레터링은 자유공방과 가까이 지내던 그래픽디자이너 平野甲賀(히라노 코가)의 작업. 히라노 코가의 글자는 아이 글시처럼 자유분방하지만 자유공방이 추구한 건 정제된 글자였다. 글자를 잘 쓰고 물려줘야할 공공재로 봤기 때문이다. 물론 글자로 논다는 지향점은 히라노 코가도 마찬가지지만 방법론은 훨씬 엄격하고 신중했다. 폰트는 한 번 만들면 수천만, 수억 명이 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유공방의 폰트가 궁금하다면 Mac OS나 MS Office의 번들폰트인 Hiragino 패밀리, Yu 패밀리를 살펴보면 된다. 첫인상은 아주 담백하지만 쓰면 쓸수록 우러나오는 향이 아름답다. 히라기노 프로젝트에는 오카자와도 참여했다.
岡澤慶秀라는 타입디자이너를 처음 만난 것은 2019년 1월이었다. 한국에서 일본어 타입디자인 워크숍을 위해 모셨고 어떻게 진행할지 함게 상의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일주일을 밀도있게 보냈다. 이후에도 인연이 닿아 함께 일하며 참 많은 것을 배웠다.
먼저 다가와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어떤 질문도 성실하게 답변해주었다. 스스로 배우게 하는 부드럽지만 강인한 디자이너였다. 그에게 보낸 작은 선물, 한글 도장(장서인).
글자를 업으로 삼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참 귀중한 일이다. 일단 정말 적다. 그러니 글자를 그리는 사람이 쓴 글은 더욱 귀중하다. 오카자와는 적은 글, 하는 말, 그린 글자가 한결같은 사람이다. 그는 자유공방 막내 시절, 창립자이자 선베 디자이너인 스즈키 츠토무를 기리는 추모책에 짧은 글을 실었다. 제목은 "성실할 것"(誠実であること). '성실'같은 낱말은 한자로 써야 뜻이 와닿는다. 참 당연한 말인데 낯설게 느끼며 가슴에 꽂힐 때가 있다. 그는 나에게 '성실'을 재정의한 분이다.